행복이 가득한 집_ 봄을 몰고 오는 햇나물 [봄나물국 1] 경기부터 제주까지 팔도 봄나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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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몰고 오는 햇나물
[봄나물국 1] 경기부터 제주까지 팔도 봄나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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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보살핌으로 자란 봄나물은 연녹색 에너지를 머금는다. 부드러운 잎을 뜯어다가 국 끓이면 식탁은 금세 봄기운이 넘친다. 3월이면 우리나라 전역에 풍기는 봄국 향기. 제주도에서는, 강원도에서는, 어떤 봄나물국을 먹을까?
겨우내 꽁꽁 얼었던 땅이 서서히 녹는다. 손으로 가만히 흙을 만져보니 따뜻한 기운이 느껴진다. 숨어 있던 여린 새싹들이 여기저기서 빼꼼 머리를 내민다. 봄은 그렇게 소리 없이 사뿐사뿐 온다. 아가의 뺨처럼 보드라운 여린 잎을 뜯어 앞니로 살짝 깨물면 연둣빛 엽록소가 달게 느껴진다. 초봄에 나오는 새싹은 이렇게 향기롭고 연하고 즙이 풍부하다. 그래서 먹을 게 부족했던 이맘때 우리 조상들은 양지바른 언덕에서 풀 뜯어다가 된장을 휘휘 풀어 향긋한 나물국을 끓여 먹었나 보다.

봄나물은 맛만 좋은 것이 아니다. 언 땅을 뚫고 나온 새싹은 일생 중 영양이 가장 풍부한 상태. 지천으로 널린 자연이 준 보물은 살짝 데쳐서 들기름, 참기름 넣고 조물조물 무치거나 멸치 우린 물로 국을 끓이면 식탁은 생기가 넘친다. 나물국은 종류가 또 얼마나 많은가. 삼팔선이 가까운 강원도나 바다 건너 제주도나 육수에 나물 끓이는 모습은 비슷하겠지만 육수를 내는 재료, 봄나물의 종류는 조금씩 다르다. 강원도 정선에서는 고소한 들기름을 몇 방울 떨어뜨려 곤드레나물로 국밥을 끓이고, 경상도에서는 고사리나 냉이에 콩가루를 묻혀 멸치 육수에 국을 끓여낸다.

전라도에서 홍어에 보리순을 넣은 홍어애국을 먹고 통영에서는 광어나 도다리에 보리순 또는 쑥을 넣어 끓인다. 충청도에서는 바닷말로 끓이며 햇모자반으로 끓인 모자반국은 제주도 별미다. 돼지고기 우린 육수에 모자반을 넣고 끓인 국은 진하고 구수한 맛이 난다. 이처럼 각 지방마다 자연환경과 그 지역 특산물에 따라 다양한 봄나물국이 있다. 요즘에는 대형 마트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지역 특산물 구하기가 쉬워졌다. 올봄에는 다른 지역 사람들이 끓여 먹는 색다른 국으로 봄소식을 알려보자.

봄부터 초여름 사이에 먹는 톳이 가장 연하고 맛이 좋다. 톳국은 모자반국, 어린 미역으로 만든 미역새국과 함께 제주도의 대표적인 별미 봄국이다. 톳은 ‘바다에서 건져 올린 칼슘 덩어리’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칼슘이 풍부해서 골다공증 위험이 있는 중년 여성들에게 특히 좋다. 또한 중금속 배출에 도움이 되는 알긴산이 풍부해서 황사 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같은 때 꼭 필요한 식품이다. 된장을 푼 톳국에 청양고추를 조금 다져 넣으면 칼칼한 맛을 더하며 해장에도 그만이다.

비타민 A가 풍부해서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봄철에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야들야들한 봄쑥을 넣고 끓인 국 중에서 통영에서 먹는 ‘도다리쑥국’이 가장 유명하다.

유채잎 꽃 피기 전의 유채잎은 맛이 달콤하고 연하다. ‘하루나’라고도 하는데 제주도 원주민이 봄국으로 끓여 즐겨 먹는다. 된장을 잘 풀어 애호박이나 두부를 숭숭 썰어 넣고 한소끔 끓이면 우거짓국과 비슷하면서 좀 더 오묘한 맛이 난다.

물쑥 경기도와 강원도 지방의 강과 습지에서 주로 난다. 일반 쑥보다 더 달고 쌉싸래한 맛이 나며 향기가 짙다. 물쑥을 구할 수 있는 시기는 일 년 중 보름을 채 넘기지 못하니 한 번에 다량으로 구해 살짝 데쳐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사용한다. 경기도 파주에 물쑥을 직접 따서 장날 판매하는 이가 있는데 1.8kg에 3만 원(031-959-3665).

봄동 따로 종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노지에서 겨울을 나며 속이 꽉 차지 않아 옆으로 퍼진 배추를 봄동이라 한다. 배추의 고소함에 새싹의 단맛을 더한 맛이 난다. 시원한 맛을 내려면 모시조개 우린 육수로, 봄동의 달큼한 맛을 강조하려면 쌀뜨물로 끓인다. 모시조개를 우릴 때 생강을 조금 넣으면 비린 맛을 잡아준다.

냉이 음식에 봄 향기를 더할 때 냉이만 한 게 또 있을까. 평범한 된장국이라도 냉이 하나만 들어가면 향이 달라진다. 냉이의 진짜 맛은 잎이 아닌 뿌리에 있다. 그 향을 잘 음미하려면 된장 간을 약하게 하고 파만 조금 넣는다. 생콩가루로 냉이를 무쳐 멸치 우린 물이나 쌀뜨물에 끓여도 구수하다. 간은 국간장과 소금으로 한다.

보리순 언뜻 풀잎처럼 보이는 보리순은 다른 봄나물에 비해 억세고 질긴 편이라서 5분 이상 삶아야 한다. 통통하게 자란 보리순은 구수하면서도 밍밍한 풀맛이 나는데 은근히 중독성 있다. 바지락 육수를 내어 속을 털어낸 김장김치를 넣고 국을 끓여 먹는다. 재래시장이나 가락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대형 마트,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남도에서는 보리순을 뜯어다가 생선 우린 육수에 끓여 먹는다. 특히 목포에서는 보리순을 넣고 끓인 홍어애탕이 유명하다.

고사리 3~5월 사이에 나는 햇고사리는 질긴 부분 없이 보드랍기만 하다. 살짝 데쳐 참기름을 조금 넣고 조물조물 무쳐 먹어도 맛있고 찌개나 국에 넣어 먹어도 좋다. 경상도에서는 햇고사리와 콩나물, 시금치 등을 양념해서 조갯살을 우린 육수에 끓인 고사리나물국을 즐겨 먹는다.


봄나물국 맛, 육수 재료가 관건이다
북어 대가리
어두육미라는 말도 있듯이 생선에서 가장 맛있는 부분이 머리다. 맛 성분이 응축되어 있으며 특히 눈알 주변의 콜라겐은 피부 미용에도 좋다. 생선 머리 중에서도 잘 말린 북어 대가리는 시원하면서도 감칠맛 강한 국물 맛을 내려면 꼭 필요한 재료. 쌀뜨물에 북어 대가리와 멸치를 약간 넣고 약한 불에 은근히 끓여 체에 밭치면 된다. 된장이나 고추장, 국간장으로 간하면 구수한 맛을 더한다.

마른 새우 그냥 먹어도 단맛이 강한 마른 새우를 국에 넣으면 국물 맛이 달큼해진다. 마른 새우로 국물 내는 방법은 통으로 이용하거나 잘게 다져서 넣는 것 두 가지가 있다. 통으로 쓸 때는 냄비에 새우와 멸치, 다시마, 양파, 무를 넣고 물을 부어 모두 익힌다. 바르르 끓으면 중간 세기로 불을 낮추고 15분 동안 더 끓인다. 이때 소주를 조금 넣으면 비린 맛이 사라진다. 칼로 마른 새우를 다지는 경우, 우선 마른 새우를 물에 조금 불려 오염 물질을 떼어낸다. 그다음 곱게 다져서 아무것도 두르지 않은 프라이팬에 볶다가 물을 붓고 국물이 뽀얗게 우러날 때까지 익히면 된다. 이때 참기름을 조금 넣으면 맛이 잘 어울린다.

된장 봄나물국을 끓일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양념이다. 밋밋한 봄나물 맛을 결정짓는 재료이기도 하다. 밍밍한 나물 맛에 색깔을 입히는 것도 이 된장이다. 재래식 된장은 오래 끓일수록 구수한 맛이 난다. 된장은 다른 양념에 비해 맛이 강하기 때문에 생선이나 멸치 등 살짝 비린 맛이 나는 재료로 육수를 낼 때 넣으면 유용하다. 이때 쌀뜨물에 된장을 풀면 구수하고 단맛을 더할 수 있다. 특히 햇죽순을 이용한 국은 반드시 쌀뜨물을 사용하도록 한다. 죽순의 아린 맛을 없애주며 쌀겨 속에 들어 있는 효소가 죽순을 분해시켜 좀 더 부드럽게 해주기 때문.

생선 육수를 내는 데는 광어와 도다리 등 담백한 흰 살 생선이 좋다. 눈알 주변이 투명할 정도로 선도 높은 생선을 구입하거나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뼈만 구입한다. 뼈도 신선해야 육수로 만들었을 때 맑고 개운한 맛이 난다. 살은 잘 떠서 전을 부치거나 구워 먹는다. 생선뼈는 흐르는 찬물에 씻은 다음 찬물에 담가 핏기를 완전히 뺀다. 뼈를 토막 낸 다음 물을 부어 마늘과 양파, 파, 다시마 등을 넣고 끓인다. 20분 이상 끓이면 비린내가 나니 주의해야 한다. 중간에 거품이나 불순물은 최대한 걷어낸다. 맑은 생선 육수에는 보리순이나 쑥을 넣어 끓이면 궁합이 잘 맞는다.

닭 육수는 만들어두면 나물국 이외에 수프, 소스 등을 만들 때도 많이 쓰인다. 토막 낸 닭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푹 끓인다. 수분이 거의 날아가고 젤라틴이 생겨서 엉길 정도가 되면 불을 끈다. 이것을 200ml 우유팩에 나누어 담아 냉동해두면 필요할 때마다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우유팩을 뜯어 냉동된 닭 육수를 냄비에 담고 필요한 만큼 물을 부어 끓이면 된다.

디포리 밴댕이 말린 것을 디포리라고 한다. 멸치 우린 것보다 한결 진하고 담백한 맛이 나서 디포리 맛에 길들여지면 이것만 찾게 된다. 디포리는 배 부분의 지방이 살짝 산화되어 조금 노랗더라도 살이 통통한 것을 고르도록 한다. 눈으로 보았을 때 홀쭉한(지방이 없으니 배가 노랗지도 않은) 것이 더 깨끗해 보이긴 하지만 맛은 떨어진다. 그러나 ‘빚 좋은 개살구’라고 홀쭉한(표면도 말끔한) 디포리 가격이 더 비싸다. 육수 내는 법은 우선 냄비에 디포리 서너 마리를 기름 없이 달달 볶다가 물을 부어 끓인다. 태우지 않고 잘 볶아야 비린 맛이 없어진다. 표고버섯과 무, 양파, 대파 뿌리, 다시마 등을 넣고 30분가량 끓이면 된다. 이 육수에 냉이와 씀바귀 나물을 넣어 끓이면 잘 어울린다.

 
행복이 가득한 집 (2008년 3월호) ⓒ Design.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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