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 Lifestyle Curator_ 행복이 가득한집 편집장 김은령이 추천하는 사랑하는 사람과 떠나볼 만한 해외 여행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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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가득한집 편집장 김은령이 추천하는
사랑하는 사람과 떠나볼 만한 해외 여행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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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이 넘쳐나는 시대, 하지만 최고의 사치는 추억이라 합니다. 추억이란 것이 일용할 양식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면 좋겠으나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습니까. 애써 노력해 직접 만들어야죠. 추억 만들기에 있어 가장 좋은 것은 여행. 이왕이면 아이들은 두고 두 사람만 떠나 보세요. 정해진 프로그램대로 여기 저기 바쁘게 돌아다니며 기념사진 찍는 것은 싫다는 분들을 위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여행지를 소개해드립니다. 언젠가 꼭 한 번, 사랑하는 사람 손을 꼭 잡고 가볼만한 곳들입니다. 긴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그 곳에 함께 있던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추억으로 남을 것이 확실합니다.
photo01 교토, 철학의 길 - 마지막으로 산책을 해본 것이 언제였더라?
바빠서 각자 이리저리 뛰어 다녀도 시원치 않는 요즘 부부들 아무 생각 없이 천천히 주위 경치를 감상하며 산책해본 기억이 아득할 것입니다. 늦잠자기, 밥 천천히 먹기와 더불어 여행을 간다면 꼭 하고 싶은 것 목록에 산책하기도 넣겠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고풍스러운 유적지로 유명한 교토, 산책하기에 좋은 코스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철학의 길’입니다. 일단 긴카쿠지(銀閣寺)로 향해 보세요. 1489년에 쇼군 아시카가 요시마사가 건립한 산장인 긴카쿠지는 흰눈이 왔을 때가 특히 아름답습니다. 애초의 건설자는 온통 금칠을 해 놓은 킨카쿠지(金閣寺)를 의식해 건물에 은을 입히려고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목조 건물로 남겨 놓았답니다. 긴카쿠지 내의 정원도 료안지 정원과 비슷하게 나무를 사용하지 않고 돌과 모래로만 만든 것입니다. 산에 떠오르는 달빛을 반사시켜 그 달빛으로 정원을 감상하는 것이 백미죠.
긴카쿠지에서 시작돼 난젠지(南禪寺)에 이르는 1.5킬로미터의 산책로가 바로 ‘철학의 길’입니다.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은 서양적인 ‘有’의 논리에 대항할 동양적인 ‘無’의 논리를 제창했던 교토제국대학 철학과 교수 니시다 기타로(西田幾多郞, 1870~1945)가 이 길을 즐겨 산책했기 때문입니다. 봄엔 가로수에서 피는 벚꽃이 가을엔 그 낙엽이 만들어내는 단풍이 큰 볼거리인데, 특히 벚꽃이 한창인 4월 상순에서 중순에 이를 때면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그 한적함을 맛보기가 불가능하니 새벽 일찍 서두르시길 바랍니다. ‘철학의 길’ 주변에는 작고 예쁜 카페와 음식점, 상점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천천히 걷다가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하면 잠시 쉬어가는 여유를 느껴보세요.
이 길 주변에는 아름다운 명소가 많습니다. 참죽나무로 유명한 호넨인(法然院)을 둘러본 후 교토 차시츠도(茶室棟)에서 간단하게 차와 과자를 먹고 다시 연못에 비친 단풍이 특히 아름다워 교토 가을의 정취를 대표하는 에이칸도(永觀堂)를 둘러본 후 공예미술품으로 특히 유명한 노무라 미술관을 잠시 구경하고 여정의 마지막인 난젠지(南禪寺)로 향합니다. ‘절경 중의 절경’이라는 별칭을 얻은 난젠지는 거대한 가람이 인상적인 곳으로, 높이 22미터에 이르는 산문이 상징입니다. 비 온 후 안개가 살짝 깔렸을 때에는 정말이지 경건함 그 자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절에는 볼거리가 많은데, 일본의 위대한 조경가 고보리 엔슈의 작품인 가레산스이 정원, 화가 가노 단유의 맹장지 그림, 카메야마 상황의 별장으로 작지만 우아한 정원이 인상적인 난젠인은 빼놓지 마시길 바랍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경내 남쪽에 자리한 붉은 벽돌의 수로각을 보러 가보세요. 교토 히가시야마의 고요한 풍경과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는 근대 건축의 풍미를 맛볼 수 있으실 겁니다.
 

런던의 재즈클럽, 지상에 강림한 음악 천국

토니 블레어 수상이 ‘젊은 영국’을 선언한 이래, 런던은 유럽의 문화 수도가 되었습니다.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포장을 살짝 들춰보면 전위적이고 실험적이면서 자유분방한 즐거움이 곳곳에서 흘러나옵니다. 대영박물관과 빅벤, 템스 강 구경을 마친 후에 밤 10시가 되길 기다려 플리트 가로 향하세요. 11시부터 새벽 2시, 이 거리의 작은 재즈 클럽인 로니 스코트Ronnie Scott에서 특별한 감동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젊은이들로 가득한 디스코텍이나 요란스러운 나이트클럽과는 전혀 다른 묘한 분위기를 맛보게 될 겁니다.
1959년 문을 연 이 재즈 클럽은 디지 길레스피, 마일즈 데이비스, 찰리 와츠 등 시대를 주름잡았던 재즈 뮤지션이 섰던 전설적인 무대이기도 합니다. 천재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도 생전에 사랑했던 곳이지요. 벽에는 재즈 거장들의 사진이 빈틈없이 걸려 있습니다. 재즈라고 하면 루이 암스트롱, 빌리 홀리데이… 그 후 할 말이 없어져 버리는 평범한 여행자라고 해서 기죽을 것은 전혀 없습니다. 이름이 낯설지 모르지만 실력만큼은 최고인 재즈 연주자들이 끊임없이 등장해 연주를 들려주고 그 분위기 안에 젖어보는 것도 여행지에서나 맛볼 수 있는 경험이니까요. 저녁 8시 30분부터 문을 열지만 이른 시간에 나오는 연주자는 '신출내기‘일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 날의 가장 중요한 공연은 밤 10시 반이 넘어야 시작합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재즈 연주자들이 1주일에서 3주일 정도 출연하는데, 연륜 있고 개성 넘치는 음악인들이 온 몸으로 불을 뿜듯 공연하는 모습은 텔레비전 속 립싱크 가수에게 익숙한 우리들에게 음악의 매력을 다시 깨닫게 해줍니다(마크 노플러나 톰 웨이츠 같은 음악인도 로니 스코트의 이름에 이끌려 이곳에서 연주한 경력이 있답니다). 아마 음악 소리 때문에 함께 간 남편이나 아내와 긴 이야기를 나누는 데에는 조금 불편할지 모르겠습니다. 뭐 그러면 어떻습니까. “어때? 좋지?” “좋아” 하는 말이면 충분할 테니까요. 일상에서는 다음날 출근 때문에, 가족들 아침 식사와 도시락 준비 때문에 일찍 잠을 청했다면 여행지에서는 뜬 눈으로 즐겁게 밤을 새워보세요. 새벽 3시. 공연이 끝날 무렵 내 앞에 앉아있는 사람은 지상에 강림한 음악 천국을 함께 맛본 동지로 변해있을 테니까요. 2006년 3월 13일부터 개보수에 들어가서 6월초에 다시 문을 열 예정이랍니다. 입장료는 평일 20파운드, 주말 25파운드 선. 라이브 공연이 펼쳐지는 피크 타임은 저녁 9시에서 새벽 2시 사이입니다. 7 Frith Street, Soho, London W1D 4HT
 
photo01 뉴욕 노구치 미술관, Nature Through Nature`s eye
월스트리트와 자유의 여신상, 5번 가에 즐비한 고급 상점 구경에 싫증이 나기 시작한다면, 여행객에게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뉴욕의 무언가 특별하고 비밀스러운 장소를 찾아가 숨을 돌릴 때가 된 겁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맨해튼과 퀸즈 사이에 숨바꼭질 하듯 숨어있는 ‘이사무 노구치 정원 미술관’(Isamu Noguchi Garden Museum)을 소개해드립니다. 예전에는 매서운 뉴욕의 겨울을 피해 4월부터 10월 사이에만 문을 열었는데, 2004년 6월 3년간의 공사를 마친 후에는 일년 내내 개방됩니다. 20세기 가장 위대한 조각가 중 한 명인 이사무 노구치(1904-1988)가 남긴 3백 여 점의 작품이 12개의 전시실과 야외 정원에서 방문객을 맞아줍니다. 널찍하고 천장이 높은 갤러리와 시원하게 트인 야외 정원에서는 관람객은 물론 놓여져 있는 조각들조차도 여유 있는 표정이 되지요. 스케일 크고 시원스러운 그의 조각으로 둘러싸인 전시실 한 곳에서는 현대 무용의 대모인 마사 그래엄의 비디오가 계속해서 상영됩니다. 비디오 속 춤뿐 아니라 무대를 눈여겨보세요. 바로 노구치의 작품입니다. 그래엄의 무대를 30년간 꾸며준 노구치가 아니었다면 그녀의 춤은 춤이 아닌 움직임에 지나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미술관에서 눈에 익은, 은은한 빛을 내는 동양식 전등을 만날 수 있으실 겁니다. 1940년대 값싸고 조잡한 전등이 일본 고유의 소박하고 우아한 전등을 몰아낼까 걱정한 기후 현의 한 시장이 노구치에게 도움을 청했고 노구치는 대나무로 만든 뼈대에 뽕나무 섬유로 만든 종이를 입힌 전등을 디자인했습니다. 전통 공예의 아름다움을 완벽하게 살린 이 전등은 ‘아카리’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소개되었고 그 인기는 아직도 사그라질 줄 모릅니다. 이 미술관에서는 “자연의 눈을 통해 자연을 조망하는 것이 나의 소망이다(It is my desire to view nature through nature`s eyes)"라고 살아생전 입버릇처럼 말했던 노구치의 꿈이 실현되었음을 새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 이런 미술관이라면 지루할 틈이 없을 것 같습니다. 32-37, Vernon Boulevard, Long Island City, New York).
노구치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면 일본 카가와현 다카마츠시에 있는 노구치 가든 미술관도 가보시길. 작업장으로 쓰이던 곳을 지금은 미술관으로 만들어 고인의 작품과 생전에 사용하던 작업 도구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엽서로 미리 신청해야 하고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에만 개관하는 까다로운 조건을 무릅쓰고 한 번 가볼만한 곳입니다.
 
 
 
디자인하우스 (2006년 5월호) ⓒ Design.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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